신성 / 차영섭

생명이 태어날 때에
하늘로부터 신성이 주어지지.
별똥별처럼 내려와
빛의 아이로 생명과 함께 살다가,
소멸하는 순간에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순수한 아이로,

이 아이는 늙지도 않고
거짓이 없이 언제나 참이지.
이슬처럼 영롱하고
꽃처럼 향기로워 세상사를
벌과 나비로 인식하지.
자비로운 이여! 불멸하는 이여!

생명체가 이 세상에 자라면서
마음 속으로 들어오지, 까만 것들이,
눈으로 귀로 생각으로,
하얀 마음을 먹칠하며
속이고 거짓되게!
이 선량한 아이를 구석으로 몰아내지.

다른 생명은 아이가 주도권을 쥐지만,
오직 사람만이 까만 거짓이 하얀 참을 누르고
종이 주인 노릇을 하네.
참으로 힘드네 이럴수록 삶이,
위선이어서 위선이어서! 어쩔 수가 없네
이것들은 몸이 죽으면 땅에 묻히고 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