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얼음의 생각 / 차영섭

구름은 생각한다
무작정 흐르거나 흩어지면
땅의 기운이 쇄잔할 때에
되살릴 수 없음으로,
뭉쳐서 빗방울도 내려주고
천둥번개로 채찍하여
생기를 북돋워야 한다고,

꽃은 생각한다
제때에 꽃을 피워
나비와 사랑도 하고
열매를 맺어
여름 한철 키워서
가을에 맛 들이고
散種해야 한다고,

얼음은 생각한다
날씨도 춥고 상황이 불리하니
앞으로 나아가느니 보다
현 위치에서 복지부동하여 머물다가
상황이 풀리는 때를 보아
몸을 풀고 물로서 일어나
앞으로 나가며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