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약 誓約 / 차영섭

자연 앞에 서서 서약한다
이 기쁨을 뉘 전하리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에 감사한다
웃음이 가득한 이웃의 관계로
모든 생명과 내 생명이 조화를 이루며
모든 소리가 내 귀에서 눈처럼 녹아 흐르고
모든 아름다움이 내 눈에 스며들도록 한다

새벽에 먼동이 떠오름을 잊지 않으며
나뭇잎처럼 서로가 지붕이 되어주고
내 영혼의 따뜻한 안식처가 바로 당신임을!
당신이 주신 깨달음으로 새롭게 눈을 뜨고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 기억하게 함을!
고독의 깊이로 자신을 내다보고
외로움의 깊이로 이슬방울 같은 눈물을 맛보게 함을!

나를 에워싼 평화로운 이 땅에 감사하고
당신이 임재臨在하신 풀과 돌을 알게 하심에 감사하며
달과 별을 보며 미묘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심에 감사하고
내 손과 발이 당신 안에서 움직이게 하심을 경배敬拜한다
이제 당신의 뜻으로
아침에는 새가 되어 내 님을 깨우고
밤에는 별이 되어 내 님을 지켜드림을 서약한다
그러다가 부끄럼 없이 포근히 당신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