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속에 메밀이 들어 있어서 움직일 때마다 바삭바삭하는 소리가 나는 베개아기는 현주리의 제일 친한 친구다. 현주리는 베개아기와 함께 그림책을 읽고 함께 뛰놀고 함께 잠이 든다.

유치원에서 캠핑가는 날 베개아기를 가져온 현주리에게 선생님이 베개는 가져오지 않는 거라고 말하자 현주리는 크게 실망한다. 하지만 다음 날 베개아기를 베고 낮잠을 자다가 현주리에게 들킨 선생님이 초록색 아기담요를 좋아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 주며 다독이자 마음이 풀어진다.

김현주 씨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베개 아기’는 유년 시절 누구나 겪게 되는 아이들의 물건에 대한 집착심리를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그림책이다.

너덜너덜해진 인형의 손을 빨고 다 떨어진 이불이나 낡은 베개를 안고 다니는 아이를 보며 우리 아이가 지능이 모자라거나 자폐증이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엄마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엄마와 떨어져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새로운 세상이 있음을 깨닫고 서서히 독립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대인관계가 넓어지면 이런 행동은 서서히 줄게 된다.

김씨는 이 작품으로 2003 여성 디지털 콘텐츠대전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그림책을 바탕으로 한 창작 애니메이션 ‘베개아기’로 뉴욕 국제아동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다. 깊은책속옹달샘 펴냄.